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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뿐 아니라

레테210 2016. 5. 19. 11:57

"빨려들어가는 듯한 무서움"..'채식주의자'에 日독자들 매료

일본어판 5년전 출간..맨부커상 받은 날 도쿄 한국북카페서 독서회 "카메라가 나를 향하는 '이창동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http://media.daum.net/culture/book/newsview?newsid=20160518060104028



이번 수상으로 기사 제목을 저렇게 뽑은 것 같지만

아직 일본 출판시장에서 한강 소설 뿐 아니라 한국 문학 전반의 존재감은 많이 약한 편이다.

한국인조차 한국문학 많이 안 읽는 편이니..

부끄럽지만 나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몇 년 전 일본인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아는 사람만 알 것 같은 책으로 <한국의 知를 읽다>라는 책이 있다.

한글 연구로 유명한 일본인 학자 노마 히데키 교수가 기획한 책으로

일본의 저명 학자, 예술가들에게 어떤 한국 책(문학, 평론, 인문사회서 등)을 읽어봤는지,

그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소감을 부탁해서 정리해놓은 책이다.

이런 책을 기획했다는 것, 그 시도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기서 언급된 책들이 너무 옛날 책이거나 범위가 좁거나 영향력이 생각보다 미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그 언급된 책 중에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있었고 

한두 명이 아니라 꽤 여러 명이 거론하는 것을 보며 한편으로는 호기심도 들었다.

나중에 한 기사에서 이것이 한 한국인이 우리의 양서를 일본 출판시장에 알리기 위해

일본에 직접 출판사(쿠온)를 차려 고군분투한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만큼 번역도 꽤 잘 된 편이라고 들었음. 안타깝게도 이번에 데보라 스미스에 가려지긴 했지만...


아무튼 지금은 독자층이 얇은 편이지만 한국의 양서가 앞으로 해외 독자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대형 서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한일간에는 무역불균형만 심각한 것이 아니라 지식, 출판계의 불균형도 큰 편이다.

우리 서점에 가서 보면 일본 책은 양서에서부터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게 만드는 책까지 다양하게 번역출간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일본 출판시장에서 한국 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많이 제한적인 느낌.

불균형의 원인에는 한국 지식, 출판계가 해결해야 할 점(독자층, 필자층 모두 저변이 취약함)도 있겠지만

그 불균형이 너무 심하면 진정한 교류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건 꼭 한일간 뿐 아니라 한국과 해외 출판시장 전반에 관련된 문제이긴 함)


개인적인 일화가 하나 있는데, 예전에 아는 일본인에게 우리 그림책을 하나 선물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이 한국어를 배운 사람이고 책에 글도 많지 않아 읽기에 부담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퍽 마음에 들었는지 이 책을 동화 구연모임에 갖고가 일본어로 낭독한 모양.

거기서 일본 출판사 담당자 눈에 띄면서 얼마 후 책이 일역되어 출간되었다.

물론 역자는 나도 지인도 아닌 전문 동화번역가... ^^;;

아마존재팬에서 확인해보니 엄마들 평도 좋은 편.

역시 '사람 보는 눈 다 비슷'하고 '내 눈에 괜찮은 건 남의 눈에도 괜찮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