深夜特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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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과 가이드북 사이

레테210 2016. 7. 11. 11:43

 

가벼운 주제의 책 리뷰 한번 올려본다.

제목은 <이토록 맛있는 일본이라면>. <식객> 시리즈로 익숙한 허영만, 이호준 콤비의 일본 맛집탐방기다. 믿고 보게 만드는 두 분 이름에 일단 구입.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CLAIR) 지원을 받아 기획된 탓인지 순수 기행문이라고 하기엔 관광정보가 좀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단순 가이드북이라고만 하기엔 깨알재미를 주는 그림과 정보나열에 그치지 않는 글 덕에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 위주의 일본 관광에서 벗어나 2년 동안 13개 소도시나 각 지역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다양한 별미를 소개한 점, 별로인 음식은 솔직히 별로라고 한 점(가령 228p 소바가키에 대해 '또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고 씀. 독자야 이런 부분에서 빵 터지지만 CLAIR에서 봤다면 좀 섭섭해할 듯. 너무 솔직하신 것 아닌지ㅋ)이 재미있다. 관련 단체의 지원을 받아 기획되었더라도 이런 솔직한 리뷰가 책의 신뢰도를 높여준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먹을거리 정보 속에서도 지금 계절이 여름이라 그런지 특히 메밀 얘기가(메밀국수, 메밀맥주) 나올 때마다 시선이 고정됐다. 긴죠와 다이긴죠의 차이 등 일본술 구분법이나 가케, 붓카케, 가마아게 등 소바, 우동의 종류에 관한 잡학지식도 Good(대충 알고 있던 것들을 이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됨).

전반적으로 여행 가기 전의 '참고서'로 읽을만하며, 형편상 가지 못할 때의 대리만족용으로도 괜찮다. (내 경우 일본 여행은 가고 싶다가도 원전 방사능 불안이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상태다 보니 아무래도 이런 식으로 대리만족으로 끝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왕이면 허화백의 유머러스한 그림이 조금 더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고, 277p '백년회로' 등 몇 군데 오타가 눈에 띈다. 책 뒤에 보니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라는 다른 책도 있던데 이건 겨울에 보면 제격일 듯.